너구리는 한가지의 재주가 있으나 그것은 죽은 시늉을 잘하는 것이다. 위급한 경우를 당하던지 심한 쇼크를 받으면 죽은 시늉을 하고 있다가 기회를 포착하면 역습하거나 도망한다. "일부러 하는 행동인지" "무섭게 굳센 생명력의 작용인지" 모르나 치명상으로 절명하였다고 생각되어 안심하고 있으면 사냥꾼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슬그머니 도망을 친다. 그래서 엉큼한 것을 비유할 때 "너구리"라고 표현한다.
형 태
암수 동일하며 수컷이 약간 크다. 색채는 대체로 흑색에 가깝고 배의 중앙 눈밑의 반점, 앞다리는 더욱 검은색이 짙다. 몸통은 길고 키가 작으며 다리는 가늘고 길며 약하다. 꼬리는 둥글며 머리와 얼굴은 넓고 주둥이는 뾰족하고 코는 검다. 귀는 짧고 둥글다. 눈밑에는 검은색 또는 흑갈색의 큰무늬가 있으며 목의 뒤쪽에는 털이 빳빳이 서 있다.(털색은 지방에 따라 개체 변이가 심하다.)
생 태
일부일처로 생활하며 호수, 하천 등 물가와 가까운 산림에 서식하고 대나무, 산죽 등이 우거진 곳을 즐긴다. 농경지, 인가부근에 살며 너무 깊은 산림에는 없으나 여름철에는 다소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살기도 한다. 야행성 동물이면서도 낮에는 나무뿌리나 구멍, 굴속에서 지내며 밤에 주로 활동하나 육추기에는 낮에도 활동한다. 오소리, 여우들이 만든 굴속에서 여러종류와 함께 살기도 한다. 감각은 후각과 청각이 발달되었고 잠을 자면서도 작은 소리만 들리면 눈을 뜨고 곧 도망친다. 주로 후각에 의하여 먹이를 찾고 바람을 잘 이용한다. 순회로 주변 일정한 곳에 배설하는 습성이 있어 쉽게 발견된다. 교미시기에는 수컷끼리 싸움이 심하고 3월 상순경 교미하여 60∼62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1∼8마리 낳는다. 모피는 방한용으로 쓰이고 털은 모필(붓) 재료로 많이 쓰인다.
식 성
잡식성으로 식물성으로는 과실, 풀, 나무의 열매, 어린싹, 뿌리, 콩, 도토리, 메밀, 팥, 옥수수, 감자, 포도, 사과 등이며 동물성으로는 지렁이, 논고동, 곤충류, 거미, 가재, 개구리, 도룡뇽, 뱀, 들쥐 등을 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