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여름 배추, 감자 등 작물 거둠이 끝난 고랭지 밭의 토양 보호를 위해 덮는 작물을 재배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랭지 밭 대부분은 7% 이상 경사지로, 작물 거둠이 끝나는 9월부터는 흙이 드러나 토양침식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8월 하순 이후부터는 태풍 영향으로 집중 강우 발생이 많은 시기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감자와 같이 땅속 덩이줄기를 캐낸 후에는 밭이 갈아엎어진 상태가 돼 비가 오면 흙이 쉽게 쓸려갈 수 있다.
2020∼2021년도 조사에 따르면, 감자 거둠이 끝난 9월 1일부터 이듬해 5월 13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지역에 총 664.9mm의 비가 내려 경사 수준(2∼15%)에 따라 헥타르(ha)당 11.9∼66.7톤의 토양이 쓸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작물 거둠이 끝나면 덮는 작물을 재배해 토양을 보호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이 2014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지역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10% 경사 밭에서 감자 거둠이 끝난 후 호밀을 재배하면 토양유실을 51∼65%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헥타르(ha)당 호밀 200kg을 감자 수확 3일 후 파종했을 때는 51%, 수확 직전인 1일 전에 파종했을 때는 65%까지 토양유실을 줄일 수 있었다.
수확 전 호밀을 파종하면 수확 후에 파종하는 것보다 토양유실을 약 29% 더 줄일 수 있고, 미리 뿌린 호밀 종자가 감자 수확 작업 시 자연스럽게 흙으로 덮여 노동력도 줄일 수 있다.
(사)한국유기농업협회 이해극 회장은 “겨울철 호밀 재배는 토양보전 효과뿐만 아니라 이듬해 풋거름으로 땅에 공급돼 작물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어 친환경 농업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 김경호 소장은 “감자 수확이 끝난 고랭지 경사 밭에 추위에 잘 견디는 호밀을 재배해 집중 강우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토양침식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